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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1 영화 대니쉬걸

by All's 2016. 5. 24.


in 이수 아트나인 0관





후기라고 쓸만큼 아닌 그냥 감상!

이 영화는 예고편보고 뭔가 굉장히 탐미적인 분위기인가? 남녀 주인공 둘다 이쁘다ㅜㅜ하는 불순한 의도로 봤는데 탐미적이지는 않지만 굉장히 아름다워서 매우 흡족하게 보고 나왔다.



줄거리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다. 어느 날, 게르다의 아름다운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출처 - 네이버 영화


저런 줄거리인데 진행되는 이야기들을 표현하는 영상, 음악, 의상과 이야기의 흐름까지 진짜 거의 다 맘에 들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릴리 엘베이자 에이나 베게너의 실제 인물의 회고록을 기본으로한 실화 바탕의 영화인데 그 회고록을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영화라는 매체로 그녀의 일생을 정말 너무나 아름답게 담았겠구나 싶었다.

일단 영화를 본 감상으로는 내가 요즘 제일 집중하는 덕질이 공연이지만 공연으로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영화라는 매체가 담을 수 있는 영상의 다채로움과 인물에게 빙의되는 듯한 집중력을 무대 예술에서 구현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연극으로든 뮤로든 다시 보고 싶은 마음 없게 영화적으로 너무나 아름다웠다.

처음 영화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풍경의 의미와 변모도 벅차고 마지막 장면에서의 게르다의 대사의 여운이 아주 오래 남을 것 같다.

공연을 보기 시작하면서 영화를 자주 안 봐서 좋은 영화들을 많이 놓쳤는데 대니쉬걸을 영화관에서 급 질러서 본 오늘의 선택을 셀프칭찬하고 싶을 만큼 아주 맘에 차는 영화였다.

에디 레드메인은 레미제라블에서 봤었고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처음 봤는데 두 배우 다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것 같고 나오는 배우들이 다들 분위기 있어서 1920년대 예술가이거나 예술업에 종사하는 다른 대부분의 인물들도 수려해서 캐스팅 디렉터가 열일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에디 레드메인은 내면에 진짜 자아, 여성인 릴리를 넣어두고 에이나르(영화 자막은 에이나 였던 듯)라는 남자의 이름으로 살다가 게르다와의 여장놀이를 통해 내면의 자아를 직면하게 된 뒤 결국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큰 결심과 선택을 하게 되는데 에이나를 놓고 릴리를 찾기 위해 행하는 모든 갈등과 고민과 방황의 시간들을 정말 섬세하게 연기하더라. 생각해보면 영화 레미즈에서도 쓸데없이 눈빛이 너무나 설득력있어서 마리우스의 개 민폐력을 살짝 잊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 몸은 점점 쇄락해가지만 신이 잘못 만들었던 남자의 몸을 떠나서 진짜 자신의 몸을 찾아가면서 결국 강하고 더 아름다워지는 릴리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눈빛, 손짓, 그 모든 게 참으로 섬세하고 좋았라. 클로즈업으로 에이나/릴리의 눈빛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마다 숨이 잠시 멈추게 될만큼 힘이 있었다.

게르다 역의 배우도 좋았다. 영화 속에서 게르다가 에이나와의 첫키스를 나에게 키스하는 느낌이었다고 친구들에게 말하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는 게르다가 에이나에게서 자신을 만난 게 아니라 에이나 속 릴리가 그녀와 같이 강하고 아름답고 싶었던 열망을 게르다가 느꼈고 그래서 둘이 사랑에 빠지게 된 건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근사한 인물을 잘 그려냈다. 게르다라는 인물이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에 알맞게 다층적인데 인물도 좋고 연기하는 배우도 좋고 만족스러웠다. 다른 이의 내면까지 그려내야하는 초상화가였기에 자신의 남편인 에이나 속의 숨어있던 여자 릴리를 읽어내고 말았고, 그녀가 진짜임을 인정하면 사랑하던 남편을 영영 읽는 것이라는 걸 알지만 진실을 느껴버렸기에, 그리고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기에 결국 릴리가 되어가는 에이나를 지지할 수 밖에 없는 가엾고 멋진 사람이었다. 딱히 인정받지 못하는 화가였는데 릴리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인정받기 시작하니 자신의 성공에 대한 열망이 에이나를 릴리로 점점 밀어부친 거 아닐까 보여주는 갈등도 적절했고... 그런 갈등과 절망을 넘어서서 사랑하는 사람이 진짜 자신이 되어가는 것을 끝까지 지지하는 그런 강한 사람 너무나 좋았다.

요근래 공연이든 영화든 봤던 여성 인물 중 가장 좋았다.

인물의 심리묘사 섬세하고 영상미 아름답고 음악도 진짜 좋았다.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진짜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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