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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51226 뮤지컬 레미제라블 밤공

by All's 2016. 3. 12.


캐스트 - 양준모 김우형 조정은 박지연 민우혁 윤소호 이하경 아역 이태경 박예음 전예진
공연장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선녀도 보고 싶고 양발장 궁금해서 보고 왔는데.. 흠 레미즈 영화가 취향이 아니었던 입장에서 공연도 취향이 애초에 아니었다는 게 좀 슬픔이다ㅠㅠ 양발장 목 안 좋다는 얘기는 많이 봤는데 짱짱할 때 어떤 지 아는 입장에서 진짜 목이 좀 안 좋으셨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한다는 게 느껴졌고 양발장의 캐릭터 자체는 좋았다. 최악은 아닌 이가 되고 싶었던 이에서 고결한 성자가 되어가는데 신념과 파워가 뭉클했고 마지막에 판틴과 에포닌과 손잡고 걸어 나가서 주교님 품에 안기는데 눈물도 찔끔 났다ㅠㅠ

우형자베르는 예에전에 번점 인우로 보고 뽕삘ㄷㄷㄷ하면서 피했었는데 그랬던 게 미안할 만큼 뽕삘이 엄청 빠지고 존재감이 확 늘었다. 그리고 자베르의 인물의 결도 참 좋았다. 자신의 신념을 믿고 스스로가 법이자 정의라고 믿던 사람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범죄자에게 목숨을 건져지고 그를 체포하지 않고 살려보낸 뒤 결국 자결하는 대쪽같은 자존심같은 게 잘 느껴졌다.

조판틴은 엘리 때 너무 좋았는데 분량부터 넘사로 차이나서 어쩔 수 없지만ㅜ 다시 나에게 걸크러쉬를 주지는 못했어도 언니는 여전히 예쁘고 목소리 취향이고 청순하지만 속에 깡 있어보이는 고유한 본인의 분위기와 판틴이 잘 겹쳐져서 나쁘지는 않았다. 난 노래도 나쁘지 않았다!

박지연 에포닌은 정은배우랑 목소리가 참 비슷했다. 억센 이미지 아닌 생김도 비슷하고! 둘 다 억세지 않은 얼굴로 뒷골목의 여인을 연기하니 뭔가 아이러니 했지만, 그 덕분에 마지막에 판틴과 에포닌과 장발장의 삼중창이 불려질 때 소리가 참 좋아서 그게 참 좋았다. 순한 생김과 목소리의 인물이 억센 역할을 하는 게 억지로 끼워맞추면, 속물같은 부모 밑에서 타고난 순정을 가진 에포닌의 속마음을 사람들이 알 수 없는 현실, 왈가닥 사기꾼 집의 그렇고 그런 애로 밖에 취급받지 못하는 비극 그 자체의 이미지 같기도 했다.

민우혁 앙졸라도 좋았다. 노래도 시원시원하고 체격과 생김 자체가 존재감이 있어서 혁명을 꿈꾸는 이상주의자와 잘 맞더라. 처음 본 배우인데 좋았다.

여기까지만 쓴... 결론 자체만 놓고 보면 극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내가 얼마 전에 충무에서 프랑켄을 보면서 귀가 찢어질 것 같고 앙상블 노래 너무나 못해서 피곤했던 걸 생각했을 때 음향도 상대적으로 좋았고 앙상블들 소리가 좋아서 귀가 많이 달래져서 그것도 좋았는데... 하하 사실 마지막 결론은 불호..

자베르의 투신 때 다리가 해체되면서 홀로그램과 함께 자베르가 뒤로 빨려가면서 강에 떨어지는 걸로 표현된 연출같이 재밌는 구석도 있었지만 불호...

내가 애초에 이 줄거리를 싫어했으며, 영화도 그냥 그랬는데 영화가 뮤지컬을 아주 충실히 따른 거였다ㅠ 그리고 그 와중에 뮤지컬에서는 내가 이 스토리를 싫어하는 원인인.. 너무 싫었던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싫은 특성이 극대화 되어 있어서 마리우스 엄청 많이 나오는데 속으로 부들부들하게 되다보니.. 그랬다ㅠㅠ

코제트랑 마리우스 캐릭터도 싫은데 배우는 별로거나 노취고 그 와중에 캐릭터 씽크는 넘나 잘 맞아서 더 싫었다....
소호배우는 베어에서 연기 많이 늘어서 전에 번점에서 보고 기피한 게 미안했는데 오늘 다시 크게 싸웠고... 왜 또 소울이 사라졌는 지ㅠㅠ 성량 아쉽고 소울 없는데 자체의 눈새 이미지랑 캐릭터 씽크는 너무나 잘 되어서 마리우스 하는 행동 하나하나 너무나 설득력 있게 싫었다ㅠㅠ

하경코제트는... 소호배우는 시츄인데 이 쪽은 퍼그고.. 둘 다 머리 작고 목소리 예쁘고 하지만 난 퍼그상을 좋아하지 않고 배우의 연기와 노래가 안 맞는데 비쥬얼도 취향이 아니라 힘들었다. 어린 코제트가 더 메소드 연기하는 듯ㅠ 연기가 참 별 느낌없는데 배우 자체의 분위가 깡깡하고 철없어서 코제트랑 어울리긴 했다. 예뻤다면 그래도 예쁘다*0*하고 봤을텐데 중요한 건 안 예쁘고... 소호배우랑 둘이 목소리 케미도 별로고... 마리우스랑 코젯 나올 때마다 얘네 왜 또 나와 눈도 안 기쁘고 귀도 슬퍼...가 반복되었다...

마리우스랑 코제트랑 둘 다 뭔가 다른 깊이 없이 길가다 부딪쳐서 사랑에 빠졌고 지들끼리 행복하고 남한테 관심없고 눈치도 없고 강단도 없고 배려도 없는데 얘네들을 마지막 희망으로 남기고 장발장과 에포닌을 비롯하여 혁명을 꿈꾸던 젊은이들이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극이 끝나는데 하.. 우리의 미래가 저런 철부지 눈새들이라니 이 세계는 역시 비극이야.같은 그런 와닿는 비극성을 선사해줬다는 게 둘의 장점 아닌 장점이었던 것 같다.

연뮤보는 문화인인데 한국 기준 4대 뮤지컬 그래도 봐두면 나쁘지는 않을 듯이라는 감정으로 본 마당에 다시 볼 일 없을 듯. 오케이 바이 할 수 있게 해준 것도 고마운 듯.

극 자체는 잘 짜여져 있었고 나쁘지 않았지만 마리우스와 코젯을 누가 어떻게 소화하든 난 그 민폐 눈새들을 참아낼 수 없을 것 같아. 자체 인터가 너무 많이 생겨서 레미는 이대로 평생 자첫자막이 될 것 같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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