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이경수 김성일 문진아 최성원 홍륜희
공연장 :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스포가 있습니다.
저번 관극 때 진아 안나 상은 안나랑 다르게 너무 씩씩하다고 생각해서 공연 보러 가기 전부터 계속 짜증 부렸는데 동생이 기왕 가는 거 좋은 생각만 하라고해서 맘 비우고 다시 보니 역시 타협 안 되는 부분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안정감이랑 노래 잘하는 거랑, 륜희 배우랑 분위기가 닮아서인지 딸같은 느낌이 나는 부분 덕에 화해한 기분!
사실 블메포 재연 첫 관극 때도 씩씩하기는 해도 좋다라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실험 부분에서 생각보다 연기가 약하다 생각해서 실망했던 거니까 그 부분에서 맘을 비우니 마지막 실험 전에 헤르만이랑 한스가 도망치는 걸 사이에 놓고 의견충돌할 때 요나스를 보다듬고 있는 못 봤던 디테일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안나를 위해서 왜 하필 요나스가 달려들었나에 대해서 요나스와 안나 사이의 감정선이 너무 없는 극본을 배우들의 연기로 타협한 부분인 듯.
뭐 연출의 선에서 극본에서 미진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넣은 장치일 수도 있지만...
저택에 화제가 나기 전에 발터 형사가 수첩을 언제 입수한 건지, 저택이 탄 뒤에 입수한 거라면 저택이 전소할 만큼 큰 화재였는데 수첩은 어떻게 화재에서 살아남았는 지, 발터형사까지 죽일 정도로 네 아이들을 감시하고 있는 나치를 피해서 애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건지.. 등등등... 걍 태생적 스토리의 미진함이 지나친 작품이라 어쩔 수 없어서 연출이나 극본에 대한 믿음은 재연을 봐도 안 생긴다.
그런 스토리와 태생적인 미진함을 배우들의 연기로 채우는 작품이 많고, 블메포는 초연부터 재연까지 그래왔지만, 그래도 아노미 쩔었던 초연에 비하면 이것저것 건들인 부분들 덕분에 극 자체가 나아진 건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 극이 좋은 건 아니구요ㅋㅋㅋ
진아 안나랑은 화해했고, 성원 요나스는 석구가 파마한 것 같아서 자꾸 뿜겼던 머리만 제외하면 저번에도 이번에도 좋고.
경수 배우는 처음 봤는데 와.. 역시 대극장 소화하는 배우는 발성이 다르구나 넘버 시작하자마자 느낌.
김재범도 노래 꽤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경수 배우 소리 단단함과 소리통이 그동안 들어왔던 소극장 배우들이랑 다르게 진짜 크고 단단해서 우와 우와 하면서 들음.
한스를 조금 더 독선적으로 해석하고 마지막에 다다르기 전까지 유약함을 안 보여줘서 나랑 노선은 안 맞기는 했는데 연기도 노래도 좋은 배우인 듯.
관극의 목적이었던 김성일은 사실 저번 블메포 때가 재범 한스랑 해석적 케미가 맞는 지 에너지는 더 좋았지만 시작 부분에 칼을 찔러넣는 디테일이 추가된 거라던가 (사실 그냥 손목 만지던 게 더 좋지만ㅋㅋㅋ) 전에는 뒤통수만 보여서 못 봤던 표정들 덕분에 감정의 섬세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역시 좋은 배우ㅎㅎ
그렇지만 다음에는 극도 배역도 좋을 극으로 만나고 싶다ㅠㅠ
배우 빠질은 영화면 몰라도 공연은 힘들...
이선균 아무리 좋아해도 우리동네는 열번 가까이 볼 동안 파주랑 로맨틱 아일랜드는(이라고 하기에는 로맨틱 아일랜드에 비하면 파주가 백번천번 멀쩡한 영화지만) 한 번 보고 땡친 것처럼ㅋㅋㅋ취향과 콘텐츠의 완성도는 소중합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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