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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50919 뮤지컬 엘리자벳 낮공 (대구)

by All's 2016. 3. 12.

 

캐스트 - 조정은 전동석 이지훈 이상현 김순택 김선준 (에스터하지 얼터 김윤지)
공연장 - 대구 계명아트센터



본공 에스터하지가 참여를 안 해서 캐스팅 보드가 없는 거지 딱히 세울 자리가 없는 건지 캐슷보드가 없어서 안 만든 건지 엘이디에 띄우는 거 말고 전체 캐슷보드가 없었다. 여튼 그래서 얼터 정체가 누굴지 궁금했는데 3연 서편제 동호모를 오랜만에 만났다ㅋㅋ 서편제 때 널을 많이 뛰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난 오늘 나쁘지 않았다.

계명은 지하철역하고 공연장이 매우 가깝고(아주 중요) 로비에 정수기가 있고, 화장실에 휴지가 매우 넉넉하게 구비되어 있어서 좌석 의자 등받이가 짧은 편이란 것과 쿠션이 오래 되었는지 좀 딱딱해서 지금 허리가 아프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런데 난 공연장 블퀘보다 무대도 좌우로 더 짧고 좌석도 오케피트 포함해서 무대랑 객석이랑 꽤 가까운 편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거리감각이 없는 건지 좌우로 블퀘보다 넓고 무대랑 멀어서 표정 안 보였다는 평들이 좀 있는 것 같아서 당황함. 나에게는 체감이 토월 정도로 느껴졌는데... 뭘까 내 눈이 거리감을 왜곡시킨 걸까. 미스테리함.

조동은 보고 좋았었기에 지방공까지 가본 거라 다 간단히 쓸거지만 처음 본 캐슷들 조금 더 길게 조동은 짧게 풀 예정.
훈케니 상현요제프 순돌프 위주로 쓰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조엘리는 여전히 예쁘고*'ㅅ'* 노래는 오늘 목상태가 좋았던 것 같고, 행복은 멀리에 상현제프와의 듀엣이 아름다웠고 내춤싶 때 토드 핵싫음, 짱 귀찮음, 완전 짜증남을 또 볼 수 있는게 좋았고ㅋㅋ 정신병원에서부터 당신처럼까지 미치지도 죽지도 못하는 자기 신세에 진절머리 치다가 루돌프의 죽음 이후로 속이 텅비었던 사람이 죽음을(토드 말고 본인의 죽음)받아들이면서 세상을 벗어내고 슝하고 날아간 그 조엘리의 이야기를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게 참 좋다 난ㅠ 그리고 그렇게 토드는 마지막까지 차인 것 같았는데 그것도 좋고...( ")

동토드는 서울공연 끝나고 머리를 검게 염색했다는 이야기는 주워들었고, 그래서 오늘 검은 머리였는데 이게 훨씬 낫다!
머리색이 무난하다고 입술에 힘주고 싶었는지 메이크업팀이 빅스 다칠 준비가 돼있어에서 본 춘장색 립이라 그게 좀 거슬리긴 하는데 머리가 검으니까 인물 자체의 비쥬얼이 좀 더 톤다운 된 느낌이 좋았다. 난 전동석이라는 배우의 연기를 좀 자세히 본 게 이번 엘리가 처음인데 현재 늘어가고 있는 중인 건지 9월 초보다 오늘이 좀 더 좋았다. 여전히 엘리를 놀릴 때, 요제프를 비웃을 때, 루돌프를 조롱할 때의 웃는 표정이 큰 차이는 없어보였지만 씨씨가 처음 죽음을 인식했을 때 기묘한 느낌을 받아서 가지고 싶어서 자유를 주겠다고 들이대다가 차이고, 들이대다가 차이고를 반복하다가 뭐 여러 일을 겪고 결국 그녀를 자신의 세계에 들여왔나 했는데 날아가 버렸습니다. 어라 이게 뭐지?하는 본인의 이야기가 더 와닿았다. 몇 번 보다보니 내가 알아서 이해를 하고 있는 건지, 진짜 연기가 는 건지 사실 좀 헷갈리는데 미묘하게 볼 수록 좀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 근데 커튼콜에서 마춤 마지막 길게 끄는 거 애초에 엠알도 그렇게 녹음을 한 거였나보다. 지방공은 MR이니 그냥 깔끔하게 부르려나 했는데 쭉 빼서 신기했음.
아니면 음향팀의 세계가 생각보다 더 전능해서 엠알도 늘이고 줄이는 게 가능한 건가?
여튼 재밌었다.

훈케니는 내가 개인적으로 연예인 이지훈을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보려고 했는데 조동은 대구랑 창원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봤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싫어도 무시하고 볼거야라고 단단히 맘 먹고 봤는데 소리 깔끔하고 연기도 무난하고 객석 호응에 흥이 났는 지 키치 때 잘 놀아서 재밌었고, 토드에게 조종당했다는 걸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느낌으로 토드랑 같은 모션을 동타이밍으로 할 때가 좀 있어서 이래저래 무난하구나 싶었다. 그런데 볼프 살롱에서 지팡이 한 번에 못 받았는데 심지어 바닥에 떨어진 것도 한 번에 못 주웠고ㅎㅎ 뜻밖의 웃음 포인트나 소소한 참사 안 싫어하는 편이라 재밌었다.

상현요제프는 사랑꾼이라는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진짜 사랑꾼이었다.♡
청년 중년 노년 목소리 구분 확실한데 셋 다 좋고, 노래도 깨끗하고. 윤제프에 불만 딱히 없었는데 상현제프 고음 처리랑 체격이 주는 여배들과의 비쥬얼 케미가 조금 더 좋았다.

윤제프가 청년 시절부터 약간 어머니에게 조종당하는 거에 좀 질려하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쭈굴미가 있었고 그게 오랜 시간 기 못펴고 자란 사람의 전형같은 면으로 보여서 꽤 좋았지만 젊고 힘없던 청년에서 사랑으로 엄마에게서 떨어져나간 상현제프의 꽤 큰 감정 차이도 좋았다. 씨씨한테 목걸이 채워줄 때 손 덜덜 떠는 거랑 티파티에서 반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 지을 때 하트가 뿅뿅 튀어나는 것 같아서 매우 좋았기에 사실 초반부터 후한 눈으로 봤다고 합니다. 로코보다 멜로 성애자라서 로맨스 뚝뚝 떨어지면 그냥 좋다ㅎㅎ

순돌프는 그전에 봤던 훈돌프보다 좀 더 까랑까랑한 목소리고 얼굴도 하얘서 상현제프랑 부자 씽크가 좋았고 연기도 무난했던 것 같은데 내가 느낀 감상도 그렇게 개인적으로는 무난했다. 훈돌프 그림자 맆 때 동톧한테 소리 먹히는 거 아쉽다 생각했는데 그나마 훈돌프가 소리는 더 나는 거 같았다는 거에서 음향팀이 그림자 맆 때 그냥 루돌프 마이크 볼륨을 더 올려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어졌고.. 뭐 근데 그렇게 크게 차이날만큼 떨어진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음색이 아니라 내 노래평이 좀 박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순돌프나 훈돌프나 죽음에게 휘둘리는 느낌이 있긴 했다만 좀 더 주체적으로 휘둘리는 반항아 느낌이 강했던 훈돌프와 달리 순돌프는 더 여리고 휘청이는 느낌이 강했고, 거울송에서 엘리에게 매달릴 때도 아예 부르는 호칭부터 엄마!여서 28살이 아니라 엄마를 그리워하던 어린 루돌프의 느낌이 강해서 엘리가 무슨 일이냐고 대꾸하는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엄마가 뒤돌아봐준 듯 느껴서 잠시 기뻐했다가 결국 외면당하자 더 크게 상처입는 듯 했다. 오늘 조엘리가 거울 뒤에서 루돌프 이야기 듣고 싶지 않다는 듯 귀 막아서 더 버려지는 느낌이 났다.

전에 되바라지고 강한 느낌 좋아하면 삼연에서는 훈돌프가, 연기가 더 좋은 쪽을 원하면 순돌프가 맞을 거라는 후기를 본 적 있는데 바로 내가 그렇게 느꼈다. 자첫이 훈돌프였어서인지 뭔가 이것저것 많은 애드립을 처음에 볼 때는 또 디테일 잔뜩 만드셨구나. 에구했는데 또 MSG같은 게 사라져있으니 심심해서ㅋㅋ 그래서 훈돌프가 순돌프보다 약간 더 좋다. 그렇지만 순돌프 유약한 느낌에 썽도 덜 내다보니 처음에는 본인이 죽어버릴거야!!하다가 마지막에 결국 죽음과 현실에 떠밀려 죽임을 당하는 느낌이라 훈돌프 일 때는 이해받지 못한 삶을 버리는 느낌이라 이해받지 못 한 처지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한 것과 달리 오늘은 루돌프 캐릭터 자체가 좀 더 가엾게 느껴져서 또 그 나름대로 괜찮았다.

공연 자체는 와이어 설치가 안 되는 지 씨씨 외줄타기 그림자 처리하고, 신이시어 지키소서 우리 젊은 황제 토드 2층 무대 생략, 결혼식 때 토드가 줄 타기 없이 소리만 났는데 난 서울에서 2번 볼 동안 줄타기가 늘 웃겼어서 줄타기만은 생략된 게 훨씬 좋았어ㅋㅋ 현웃 참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다!!!!! 오케없이 mr진행이라 결혼식 때 앙들 노래 속도가 느린 것 같고, 늘어지는 기분이고 뭐 그런 잡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1층 음향 나쁘지 않았고 MR이라 한 템포로 쭉 가다보니 튀는 게 없어서 듣기 나쁘지 않았다.

공연 자체가 서울에서 길게 공연을 하면서 서로들 맞춰온 합을 잘 끌어온 듯해서 들뜨거나 뭐 그런 거 없이 이야기가 쌓여서 완성되는 걸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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